남녀탐구생활 2화 목욕탕편

This is the second episode of 남녀탐구생활

남자, 여자 몰라요. 여자도 남자 몰라요.
사소한 것 하나부터 너무나 다른 남녀.

공중 목욕탕편.

먼저 남자의 공중 목욕탕 이용방법이예요.
남자는 빈 손으로 쫄래쫄래 목욕탕을 찾아요.
옷장을 열고 바닥에 주저 앉아 옷을 대충 벗어제낀 후 순서대로 차곡차곡 처박아요.
옷장 열쇠를 두꺼운 발목에 억지로 쑤셔넣고, 탕으로 향해요.
탕 안으로 들어서면 일단 주위를 살펴요.
몸을 도화지로 사용하는 형님들 옆 자리는 되도록 피하는게 좋아요.
탕 안으로 들어가기 전엔 샤워기를 틀고 쉬야(소변을 귀엽게 부르는 말)를 해요.
화장실에 가서 싸나, 샤워하며 싸나, 같은 하수도관으로 나가는거라 확신하기 때문이예요.
쉬야때문에 떨어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온탕으로 가 드러누워요.
그리고는 한쪽 엉덩이를 살짝 들고 가스를 분사해요.
고약한 냄새가 나면 가스가 사라질 때까지 해저탐험을 해요.
도화지 형님이 반경 2m내로 접근했을 땐, 최대한 자연스럽게 떠나야 해요.
마치 더워서 못견디겠다는 듯, 서서히 나가요.

다음은 냉탕으로 들어가 박태환 놀이를 시작해요.
자유형, 평영, 배영, 버터플라이(=접영)까지 아주 지 세상 만났어요.
박태환 놀이도 지겨워지면 자리를 옮겨요. 자리에 앉아 머리를 감아요.
이 때 그냥 넘어가선 안되는 또 하나의 놀이가 있어요.
미용사 놀이예요.
평생 엄두도 내지 못하던 모히칸 머리, 가위손(영화:Edward Scissorhands) 머리, 김무스 머리, 도깨비 머리
매번 하지만 질리지 않는 매우 중독성이 강한 놀이예요.
이제 대망의 마지막 놀이, 칼국수 밀기예요.
깜빡하고 때수건을 사오지 않았어요.
잠시 난감하지만, 아싸 가오리!
다른 사람이 쓰던 때수건을 득템(=get item:게임에서 쓰는 은어)했어요.
때수건은 남이 쓰던게 좋아요.
적당히 말랑말랑해져 아프지도 않고 때도 잘 밀려요.
진지하게 칼국수를 밀어요.
면발이 굵을수록 알 수 없는 희열과 성취감은 배가 되요.

그러나 점점 힘도 빠지고 만사가 귀찮아져요.
칼국수 놀이의 치명적인 단점이예요.
어쩔 수 없이 하체에 남은 칼국수는 다음 기회를 기약해요.
나가기전 이별의 쉬야를 해요.
탕을 나와 전국의 목욕탕에 공통으로 비치된, 남성을 위한 화장품 쾌-모 스킨로션을 터프하게 처발라요.
낯선 남자에게 익숙한 향이 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있어요.
면봉으로 귓구멍을 정리하고 재활용을 해요.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겨드랑이 털을 말리고, 은밀한 부위도 정성들여 말려요.
그 곳은 소중하니까요.
처박아두었던 옷을 처박았던 순서대로 꺼내 입어요.
빤쓰가 찝찝하다는 느낌이 들면 탈탈 털고 뒤집은 후 다시 입어요.
이제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가요.
지금까지 남자들의 공중 목욕탕 이용방법이었어요.

여자의 공중 목욕탕 사용방법이예요.
아주아주 간소하게 챙겨온 목욕바구니를 옆구리에 끼고 목욕탕으로 들어가요.
목욕탕 아줌마가 내미는 수건 두 장을 배급받아요.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참기로 해요.
옷장을 열고 입고 온 옷을 다시 입을 순서를 생각하며 얌전히 개워놓아요.
소중한 물건, 핸드폰, 지갑, 악세사리는 소중히 개워놓은 옷 사이에 숨겨두어요.
깜빡하고 셋트로 입지않은 속옷이 부끄러워 주변을 살피며 후다닥 벗어제껴요.
벗은 속옷을 목욕탕에서 빨아 갈까 생각했다가 셋트가 아니라는 사실이 부끄러워 준비해 온 비닐에 청결히 보관해요.
오랜만에 공중 목욕탕을 찾았더니 수줍음이 생기네요.
수건 한 장으로 나의 소중한 몸을 보호해요.
탕으로 들어가기 전 몸무게 체크는 필수.
하지만 다른 사람이 훔쳐볼 수 있으니 은밀하고 신속하게 진행해야 해요.
이런 된장!(=먹는 된장이 있으나 이 경우에는 젠장을 귀엽게하는 말=shit정도의 속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결과예요.
목욕탕 체중계의 고장일꺼라 생각하지만 불안함이 엄습해요.
살갗을 벗겨내서라도 두 근(한 근=600g 고기무게를 재는 단위)정도는 줄이고 말리라는 비장한 각오를 해요.

탕으로 들어와 현관에서 받은 열쇠로 머리를 틀어올려 묶어요.
자리에 앉기전에 의자와 세숫대야, 거울을 비누로 박박 닦아요.
의자엔 수건 한 장을 깔고 앉아 소중한 엉덩이를 보호해요.
입수전 샤워를 깨끗히 마치고 묶었던 머리를 헤어팩을 듬뿍 발라 헤어캡으로 마무리해요.
얼굴엔 진짜 다이아몬드 성분이 들어간 팩을 붙여요.
피로 회복에 좋은 반신욕을 시작해요.
시간은 20분이 적당해요.
그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기 위해 탕 안을 둘러보며 아름다운 몸매 선발대회를 열어요.
짝궁뎅이, 납작가슴, 알콜성 복부비만, 흠~!
썩소(=썩은 미소)를 지으며 우월감에 취해보아요.
그러다 마른 몸에 큰 가슴을 가진 재수탱이를 발견해요.
기분이 확 잡쳐요.
분명히 수술을 했을거라고 확신하며 수술 자국을 찾아요.
관찰을 끝내면 종합 순위를 정해야 해요.
실리콘이나 식염수 주머니를 찬 애들은 부정행위로 간주하고 탈락시켜요.
자연산임을 고려하면 2009 미스 쑥싸우나 진(미인대회 1,2,3등=진,선,미)은 나라고 확신해요.
이제 목욕의 시작이자 하이라이트!
때를 미는 시간이예요.
아참, 때를 밀기전 발의 각질을 불리기 위해 발은 뜨거운 물에 미리 푹 절여놓아요.
몸을 상,하,좌,우,측면,후면을 과학적으로 나누어 밀어요.
하체 측면쯤이 되면 체력이 모자라요.
그럼 미리 구입해 온 흰 우유로 목을 살짝 축인 후 남은 우유는 우윳빛깔 피부를 위해 온 몸에 발라요.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유명한 화장품 CF Copy) 란 명언을 잊지 말아야 해요.

드디어 제모시간이예요.
그동안 당당히 팔을 올릴 수 없었던 굴욕적인 순간들을 생각하며 비장한 각오로 팔을 들어 귀 옆에 찰싹 붙인 다음 단 칼에 베어내요.
내친김에 팔,다리,발등,손등,콧등 털이 있는 부분이라면 가리지 않고 밀어내요.
불렸던 발을 발 전용 스크럽제로 마무리하고 한번 더 샤워를 마치면 물 한바가지를 떠, 문으로 향해요.
입구에 서면 이 곳까지 걸어오느라 더러워진 발을 물을 부어 깨끗히 정리한 다음 밖으로 나가요.

다시 사방을 살펴본 뒤 체중계로 올라갔다 내려와요.
잉? 반 근밖에 줄지 않았어요.
이제 입구를 향해 아주머니께 남탕과 비교하며 당당히 수건을 요구해요.
세 장의 수건이 더 생겼어요.
이 수건은 머리용, 얼굴용, 몸..?(여기서 영상이 살짝 끊기네요.)
피부의 휴식을 위해 화장은 생략하기로 하며 피부진정효과의 터너, 캐비어로 만든 아이크림
화이트닝 에센스, 심층 해양수로 만든 수분크림, 썬 크림, 비비 크림 정도만 간단하게 발라 마무리해요.
전신 거울 앞에 서서 몸매를 체크해 봐요.
가슴의 탄력은 죽지 않았는지, 힙 선은 여전한지 체크해 봐요.
마지막으로 옷 매무새를 살핀 다음 반짝이는 피부에 만족하며 집으로 돌아가요.
지금까지 여자의 공중 목욕탕 이용방법이었어요.

잠시 후 남녀탐구생활 보너스 편이 방송됩니다.
(영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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