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탐구생활 4화 헬스장편

This is the 4th episode of 남녀탐구생활

남자 여자 몰라요
여자도 남자 몰라요
사소한것 하나부터 너무나 다른 남녀
-헬스장편-

먼저 남자의 헬스클럽 이용 방법이에요.
늘 작심삼일(한자 사자성어 입니다.作心三日: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결심이 굳지 못함을 이르는 말.)에 그치고 말았던 몸짱(몸과 최고를 뜻하는 속어 짱이 합쳐진 말.)프로젝트에 다시 도전하는 첫날이에요.
수건과 유니폼까지 제공하는 헬스클럽의 세심함에 무한한 감사를 느껴요.
거울 앞에서 서서 이번만큼은 권상우도 울고 갈 몸짱으로 거듭나겠노라는 비장한 다짐을 해봐요.
시야에서 사라진 발가락도 꼭 찾고 말리라 다짐해요.
왠지 이번에는 반드시 해낼 것만 같은 확신이 들어요.
마음에 준비를 마친 남자가 헬스클럽에서 제공하는 센스 제로의 유니폼을 착용하고 전장(battlefield)으로 나가요.
헬스클럽 안으로 들어와 헬스인이라면 누구나 욕심내는 손가락 장갑을 착용해요.
역시 장갑을 껴야 간지(멋을 뜻하는 속어)가 좔좔 흘러요.
일단 거울 앞에 서서 스트레칭을 하는 척하며 헬스클럽의 수질(물의 질. 한국에서는 어떤 무리에 예쁘거나 잘생긴 사람이 많은 것을 ‘물이 좋다’고 표현합니다. )을 확인해요.
이런 씨, 남성 전용인가봐요. 얼씨구 트레이너도 남자네요.
남성 회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헬스클럽의 경영방식에 짜증이 솟구쳐요.
유산소 운동을 충분히 하라는 트레이너의 충고를 사뿐히 무시하고 근력 운동 코너로 직행해요.
땀나고 숨만 차는 유산소 운동 따윈 필요없어요.
아무리 해도 그닥(그다지) 티가 나지 않는 하체운동은 뒤로 미루고 조금만 해도 티가 팍팍 나는 상체운동부터 시작해요.
이때 겨드랑이가 옆구리에 붙지 않는 터미네이터나 알 수없는 기합을 질러대는 람보 옆자리는 피하는게 좋아요.
안그래도 힘든데 정신적 상처까지 받으며 운동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에요.
자세와 호흡법따윈 이미 잊은지 오래에요.
무조건 더 무겁게 더 빠르게 더이상 팔을 들어 올릴 수 없을 때까지 무한 반복해요.
헬스머신을 옮길 때마다 거울에 몸을 비춰보며 늘어난 근육을 확인하는 건 필수에요.
살 속에 묻혀있던 근육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만 같은 착시현상에 빠져요.
이런 속도라면 권상우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해요.
더욱더 가열차게 근력운동에 올인해요.
10분도 안됐는데 벌써 녹초가 되었어요. 물을 마시기 위해 정수기로 다가가요.
수전증 환자처럼 손이 떨리고 팔을 위로 들어올릴 수가 없어요. 집에가서 쉬고 싶은 생각 뿐이에요.
그런데 이 때, 앗 심봤어요(심,산삼-wild ginseng 산삼을 찾아 다니는 사람을 심마니라고 하는데요, 그가 산삼을 찾았을 때 심봤다! 라고 외칩니다. 한국에서는 산삼을 굉장히 귀한 약재로 보기 때문에 좋은 일이 있을 경우 심봤다 라고 관용적으로 표현합니다.). 얼굴도 몸매도 착하디 착한 이쁜이가 나타나자 집생각이 사라지고 의욕이 불끈불끈 솟아요.
내일부턴 꼭 이시간에 와야겠다 다짐해요.
티나지 않으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쁜이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을만한 헬스머신을 향해 다가가요.
갑자기 이쁜이 주위가 북적대기 시작해요. 남자들이란 다 그놈이 그놈이에요.
짧은 시간 동안 나의 남자다움을 최대한 어필해야 해요.
보란듯 벤치프레스의 무게를 추가해요. 벤치프레스에 누워 호흡을 가다듬고 단번에 들어올려요.
가뿐하다는듯 역기를 가슴 부위로 내려요. 큰일났어요. 아무리 용을 써도 다시 들어올릴 수가 없어요.
혹시라도 이쁜이나 주위 남자들이 눈치챌까 두려워 식은땀이 흘러요.
죽는 한이 있더라도 버텨야해요. 점점 역기가 가슴을 압박해오고 숨이 가빠져요.
위기를 감지한 트레이너의 재빠른 도움으로 간신히 생명을 건졌어요.
아 쪽 다 팔았어요. 몸과 마음 모두 만신창이가 되었어요.
이제 정말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에요.
샤워를 시작하지만 비누를 들어올릴 힘조차 남아있지 않아 대충 물로 헹구고 밖으로 나가요.
서있을 힘도 없어 바닥에 널부러진채 옷을 갈아입어요.
몸이 천근 만근 바닥으로 가라앉는 불쾌한 느낌이 전신을 휘감아요.
이쯤되면 굳이 몸짱이 되면 뭐할건가 싶은 회의가 밀려들어요.
여자들은 근육질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던 여론조사도 떠올리며 자기합리화의 단계로 나아가요.
아마도 내일은 이곳에서 남자를 볼 수 없을 듯해요.
지금까지 남자의 헬스클럽 이용 방법이었어요.

여자의 헬스클럽 이용 방법이에요.
3개월 전, 6개월 이용권을 끊어놓은 여자는, 오늘이 두 번째 방문인 여자를 주인이 낯설어해요.
여자는 헬스클럽에서 나눠주는 유니폼과 수건 앞을 쿨하게 지나쳐 탈의실로 향해요.
남들 다 입는 공동 유니폼보다는 나의 아름다운 바디라인을 살려주는 운동복이 훨씬 효율적인 운동효과를 주기 때문이에요.
탈의실로 들어가면 나만의 예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거울 앞에 서요.
그리고는 땀에도 흘러내리지 않는 워터프루프 마스카라와 운동복에 잘 어울리는 머리스타일을 연구해요.
머리를 높게 묶어봤다가 다시 아래로 묶어요.
사과머리, 뛸 때 달랑거려 귀여운 포니테일 스타일, 투애니원의 산다라박(한국의 대중가수) 머리스타일로 묶어요.
잔머리를 빼 갸름한 얼굴형을 완성해요. 하지만 너무 튀는 것같아 결국 똥머리를 하기로 해요.
자 이제 내안의 지방을 태우러 갈 시간이에요.
나가기 전 체지방 감량을 도와준다는 음료, 운동복 색깔과 세트인 비타민워터 준비는 필수에요.
색깔을 맞추는 건 요즘 헐리우드에서 유행이에요.
헬스클럽 안으로 들어선 여자는 가볍게 몸을 풀며 물을 확인해요.
징그러울 정도의 근육질의 남자, 어깨가 좁은 어좁이(‘어’깨가 ‘좁’은 사람 이란 말을 줄여 어좁이라 부릅니다.) 남자, 겨드랑이가 너무 푹 젖은 남자.
별로네요. 운동이나 열심히 해야겠어요.
운동은 지방연소의 기초이자 가장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자전거 위로 올라가요.
자전거 위로 올라가 30초가 지나면 여자는 다리에 강한 자극을 느끼기 시작해요.
맙소사, 생각이 짧았어요. 다리에 알타리같은 알(근육이 뭉쳤을 때 이르는 말. 여자들이 다리의 종아리 근육이 도드라져보일 경우 알이 배겼다고 말합니다.)이 배길 게 분명해요.
당장 자전거에서 내려온 여자는 지금 막 생성되기 시작한 평평하게 알을 펴기 위해 스트레칭을 시작해요.
거울을 보며 다리를 쭉 펴는데 제길, 유연성이 전혀 없어요.
혹시 이 우스꽝스런 몸개그를 들킨건 아닌가 사방을 살펴봐요.
다행히 들키지 않은 것 같아요.
스트레칭을 포기하고 계속해서 유산소 운동을 하기로 해요.
이번엔 러닝머신을 하기로 해요.
러닝머신은 전신거울이 근처에 있는 것을 꼭 맡아야 해요.
운동은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러닝머신 위로 올라가 지방연소에 가장 큰 도움을 준다는 빠르게 걷기를 시작해요.
팔은 자연스럽게 앞 뒤로 흔들다가 기분이 좋으면 박수를 치기도 해요.
심박수가 빨라지면 내 몸안의 지방이 타는 느낌이 들어요.
전신거울에 비친 운동하는 내 모습을 지켜봐요.
운동으로 인해 머리는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땀으로 워터프르푸 마스카라가 번지지 않고 잘 버티는지 꼼꼼히 살펴봐요.
운동하는 내 모습이 열심히 사는 현대여성 같이 느껴져 기분이 좋아요.
이 때 내 거울을 가로막는 밥맛이 나타났어요.
완전 말라비틀어진 44사이즈에요. 44사이즈의 여자가 뛰기 시작해요.
질 수 없어요. 그 여자보다 속도를 올려 뛰기 시작해요.
그여자도 높여요. 나는 더 높여요. 하지만 턱까지 차오른 숨 때문에 더이상 경쟁이 불가능해졌어요.
기권해야 해요. 나보다 말랐으면서 심지어 어리기까지한게 분명해요.
이번엔 근력운동이에요. 가슴을 업시키는 운동기구를 선택해요.
운동을 시작하자 남자들의 시선이 나를 향해요.
기분이 좋아요. 벌써 운동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아요.
여자가 헬스클럽에서 가장 사랑하는 기구 덜덜이로 가요.
운동으로 인해 단단히 뭉쳐져있는 알들을 풀어줄 시간이에요.
덜덜이는 가만히만 있어도 살이 쪽쪽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효자기구에요.
배, 허리, 엉덩이, 허벅지의 앞과 뒤, 종아리 운동으로 인해 피로가 쌓인 근육들에게 빠른 진동을 선물해요.
아까 자전거로 인해 뭉친 종아리 알이 풀리지 않은 것 같아요.
다리 마사지 기구 앞으로 가요. 이미 많은 여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네요.
한 줄 문화가 없는 헬스클럽에서 종아리 알 빼기 기구는 맡는 건 순전히 눈치싸움이에요.
기구에 관심없는 척 맴돌다 순식간에 맡아야 해요.
결국 차치해 낸 알빼기 기구에서 알을 빼는 작업은 그 무엇보다 중요해요.
러닝머신에서 뛰는 것보다 훨씬 오래 그리고 열심히 공을 들여야해요.
운동을 모두 마친 여자는 전신거울을 보며 몸매를 점검해요.
운동은 30분밖에 하지 않았지만 벌써 가슴과 엉덩이에 탄력이 생긴 것 같아요.
탈의실로 돌아간 여자는 오늘의 강도있는 운동에 만족하며 체중계에 올라요.
분명 1KG이상이 감량되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하지만 이런 썅(욕..^^;), 운동을 하다 물을 먹는게 아니었어요. 물살이 찐게 분명해요.
역시 운동으로 살을 빼는건 효과도 없고 체질에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이 곳에 올 일이 거의 없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지금까지 여자의 헬스클럽 이용 방법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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